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라이프 스트림

매일 어느 하나 나아지는 것 없이 같은 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을 때가 있다. 무언가 많이 걸어온 것 같은데 그다지 달라진 건 없는 것 같고, 많이 애써왔는데 나아진 건 없는 것 같은 그런 기분. 기분만 그런건지 실제로 그런 건지도 잘 모르겠고. 이곳저곳에서 나를 휘감고 있는 덩쿨같은 굴레들이 점점 더 옭아매는 것만 같아서 참담하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도 난다.

살아오면서 마주치는 많은 것들이 때로는 나를 속이고 유혹한다. 조금만 더 하면, 조금만 더 힘내면, 이것만 마치면 넌 자유로워질 수 있어-라며. 해내고 나서 뒤돌아보면 사실은 수많은 덩쿨중에 단 한 가닥을 풀어냈을 뿐이다. 어쩔 때는 한 가닥을 풀어내는 동안 두세 가닥이 새롭게 옭아매기도 한다. 예전엔 대체 어쩌라는 건지, 싶은 생각도 들었었다. 그런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늘어나기도 했다가 줄어들기도 한다는 걸 요즘에서야 깨닿게 되었다. 완전히 자유로워지려면 아주 극적인 일-세상이 뒤바뀌거나 하는 그런 것들-이 일어나야겠지만, 그런 커다란 일보다도 지금 내가 여기서 발버둥치는 것이, 이렇게 쉬지 않고 끙끙대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전에는 왜 그런 삶을 뒤흔들만한 거대한 일들이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까 하고 기다리기도 하고 원망도 했었지만 그건 아니었다. 기다리고 있기만 하면 안되는 거였다. 조금씩 움직여서라도 어딘가에 있을 운명의 붉은 실을 찾아 쥐던가 해야 하는 거였지만 찾는 일보다도 중요한 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거였다. 가만히 멈춰버리는 순간 내가 아니게 되더라. 죽어 있는 삶. 나무덩쿨과도 같은 삶. 힘들더라도 나아지는 게 없더라도 살아있는 한 움직여야 하는 거였다.

점점 나빠지더라도, 혹은 좋아지더라도 쉬지 않는 것. 삶의 고통속에서도 자신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는 것. 아무리 작은 희망조차도 보이지 않아도, 나 자신으로 살아 있기 위해선 멈춰서는 안된다. 살고 싶다면, 혹은 죽고 싶더라고 무엇이 됐든 나를 위해서라면,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서 발버둥을 쳐야 될테지.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이게, 싫어도 스스로의 삶의 방식인 모양이다.


- 170606, tumblr에서 롤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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